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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懷疑)-<2>
미혜는 약간 술에 취한 채 집으로 들어왔다. 어두컴컴한 거실 소파에서
잠시 앉아있던 미혜는 안방으로 들어가서 불을 켜고 옷을 갈아입었다.
붉은 빛이 도는 약간 투명한 파자마로 갈아입은 그녀는 화장실에 가서 씻
고 오자마자 컴퓨터 앞에 앉았다. 술에 약간 취한데다 피곤하기까지 하였
지만 술자리에서 승철과 함께 이야기하다 나온 '채팅'이라는 것을 직접 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또 잘만하면 채팅을 매개로 해서 남자를 한명 사귀어
볼 수 있을 것도 같았다.
인터넷 창이 뜨자 미혜는 주소입력줄에 채팅사이트 주소를 쓰고 채팅사이
트에 접속했다.
'↖남자사냥↗님의 접속을 환영합니다.'
↖남자사냥↗은 미혜가 오래 전에 설정해놓은 닉네임이었다. 그 때는 채팅
을 잘 모를 때라 잠깐 들어왔다가 설정해놓은 이름이었는데 지금 보니 조금
민망한 구석도 없지않아 있었다.
'외로운★바람둥이'님께서 1:1대화신청을 하셨습니다.'
'1:1대화신청을 수락하시려면 OK를, 거절하시려면 Cancel을 눌러주세요.'
미혜가 들어오자 마자 온 채팅 신청이었다. 은근히 먼저 신청해 오길 기대
한 면도 없진 않았으나, 갑자기 신청이 들어오자 약간 당황도 되었다. 하지
만 미혜는 조심스럽게 'OK'버튼을 눌렀다.
[외로운★바람둥이] 방가
[↖남자사냥↗] 네.. 안녕하세요.
[외로운★바람둥이] 지금 남자사냥 하시는거 맞죠?
[↖남자사냥↗] 네? 후훗... 이건 그냥 지은 닉네임이에요.. 오랫동안 사용을
안해서 이렇게 돼 있었는지도 모르고 있었네요..^^;;
[외로운★바람둥이] 전 27살 건장한 청년에 ○○ ○○○시에 살고 있는 동수
라고 합니다. 김동수요.
[↖남자사냥↗] 어머, 저도 ○○ ○○○시에 사는데... 나이는 그쪽보다.......
한살 많구요... 이름은 정미혜라고 해요.
[외로운★바람둥이] 햐~ 누님이네요. 거기다가 같은 시에 살고... 우리 만날
까요? 번개팅도 잼있는데...
[↖남자사냥↗] ^^;; 호홋... 넘 빠른 거 아닌가요? 이제 인사만 나눴는데...
[외로운★바람둥이] 누님, 말 놓으세요.. 저보다 나이도 많으시면서...
[↖남자사냥↗] 그래두.. 한살 차인데..??
[외로운★바람둥이] 누님 의외로 순진하시네.. 남자사냥 나온 거 맞아요?
혹시 내숭?
[↖남자사냥↗] .........
[외로운★바람둥이] 햐~ 정말 순진하신가 보네...
[↖남자사냥↗] 우리 만나요... 어디서 볼까요?
채팅을 끝내고 난 미혜는 앞이 막막했다. 한순간의 오기로 벌컥 만나
기로 했지만 번개팅이란 것은 생전 해본적도 없거니와 더구나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 만나야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나가지 않으려니 뜻밖
의 기회가 아깝기도 하고 자신을 기다릴 그를 생각하니 괜히 미안해졌
다.
파자마에서 다시 마음에 드는 옷을 골라 갈아입고 지웠던 화장도 다시
했다. 그리 내키는 것은 아니지만 은근히 기대도 되는 미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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