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히 떠오른 사랑 속, 내 나약함이 빚어낸 그림자를…[2]

작성일 2023.10.26 조회수 347

  • 등록일
    가입코드 : 전용도메인
  • 등록일
    가입코드 : 전용도메인
  • 등록일
    가입코드 : 전용도메인
  • 등록일
    가입코드 : 토토의 민족

작성자 정보

  • 토토의민족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아련히 떠오른 사랑 속, 내 나약함이 빚어낸 그림자를…

 

25 야설


[Part 1 태초의 장] - 그래서 우연은 무섭다


"으헉! 야, 이… 이게 뭐야?"


사람의 눈으로 시야를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어두운 지하실에서 두 소년이, 보기에도 녹슨 하지만 화려한 금빛이 새겨진 묵 색 상

자의 뚜껑을 열어 재치고 있었다.


"끼기기긱."


미묘한 소리를 내며 열어지는 상자를 보며 두 소년의 얼굴에는 환희가 스쳐가는 것

도 잠시 호기심이 가득 넘쳐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한 번에 보기에도 딱 쫄리는 하

얀 티셔츠에 썩 잘 어울리는 검은 바지와 짤게 친 푸른 머리가 한 눈에 보기에도 시

원스럽게 생긴 소년과, 검은색 출렁이는 머리에 연녹색 계통의 옷을 입은 장난기 많

게 생긴 소년들이었다.

이윽고, 상자 안의 물건이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어둠 속에서 어

렴풋이 보이는 것 만으론 제대로 사물을 구별할 수 없다.


"성진아, 저기 손전등 던져 줘."


푸른 머리의 소년이 녹색 옷을 입은 소년에게 외쳤다. 그러자 녹색 옷을 입은 소년

이 표정을 잔뜩 일그리며, 부들거리는 손으로 던졌다.


[휘-익]

[툭.]

날카로운 파공성을 내며 날아가던 손전등이 바닥에 맥없이 떨어져나갔다. 그러더

니 불빛이 몇 번 깜빡이다 맥없이 꺼져 버렸다.


"우이씨! 최성진! 너 그것도 하나 제대로 못 던져서, 꼭 일을 만들어야 겠냐?"


"야, 세빈! 그럼 너 같으면 이렇게 어두운데 제대로 던질 수 있겠냐? 엉? 던질 수 있냐구?"


"그걸…"


[쿠쾅쾅쾅.]


떽떽거리던 소년들의 말싸움이 채 이어지지 못했다.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든 상자에

서 굉장한 붉은 빛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들이 한 마당에서 모여 구경

했더라면 더할나위 없는 장관 중에 장관이었겠지만, 영롱한 그러면서도 모든 것을

빠져 버리게할 것만 같은 그 붉음은 알 수 없는 마음속 고요한 파문을 불러왔다.


[스스스슥.]


점점 더 그 크기를 더하며 끝없이 쏟아져 나와 온 사방을 붉게 물들였다.

"야…야…"

자기가 말을 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영문을 모르며 하얗게 질린 얼굴로 뒷걸음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9평 남짓하던 지하실이 계속 걸어가도 걸어

가도 그 끝이 보이지 않았다. 서서히 미치도록 무서운 공포가 옭아메는 듯 했다.

그 때, 그 앞으로 붉은 색의 아름다운 무지개가 그물망처럼 확 펼쳐지며 그 소년들

을 놀리듯 천천히 감싸왔다.


"아……"


[털썩]

갑자기 겁을 집어먹은 녹색 머리의 성진이라는 소년이 다리와 눈에 힘이 풀린 채 쓰

러졌다.


"야, 야… 성진아 정신차려! 이런데서 쓰러지면 어떻해?"


[스스스스슥.]

붉은 색의 화려한 그물망이 다시 자신을 찾아 옭아메려 하자 세빈이라는 푸른색 머

리의 소년은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다급하게 머리를 스쳐지나가며, 성진을 들쳐메고

필사적으로 뛰어나갔다. 그와 함께 붉은색의 그물망도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나아갔

다.

[쿠오오오.]


음성을 알 수 없는 묵직한 소리, 머리에 각인 될 수 없는 신비함 울음 또한 영문을

알 수 없는 상자 속에서 울렸다.


"으윽! 젠장!!"


몇 초 지나지 않아 금새 붉은색 그물망은 그들을 확 덮치더니, 둥근 형태로 가두었

다. 그런 붉은 그물망이 더더욱 촘촘해지기 시작했다. 세빈은 점점 불길한 기분이

온 몸을 엄습해 오는 것이 느꼈다. 촘촘해진 그 그물망이 차차 다가오면 올수록 그

의 힘은 점점 무력해지는 것 같았다.

'아…… 이럴 수는 없는데…….'


[털썩]

온 몸의 힘이 빠져버린 세빈은 이제까지 업고있던 성진을 떨어드렸다. 그러자 다시

성진을 들쳐업을 시간도 없이 온 정신이 혼미해짐을 느꼈다. 또 팔의 마지막 한 줌

의 힘조차 사라지는 것 같은 끔찍한 느낌에 근육이 미세하게 떨렸다.

'엄마, 누나… 아버지……'

붉은색 그물망이 다가올수록 죽음이라는 그림자가 점점 더 가까워지는 것 같았다.

천천히 조여오던 그 붉은색 그물망은 이제 그의 온 몸을 감쌌다. 그러더니 세빈의

몸이 천천히 붕 뜨기시작했다. 그의 온 몸은 온통 붉은색으로 빛났다.

갑자기, 축 쳐져 있던 세빈의 몸이 大자로활짝 펼쳐졌다. 그는 이미 세빈이 아니었

다. 그의 눈은 붉은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우우우웅.]


상자속에서 무언가가 공명하는 소리가 나더니만 하얀 기체가 슬금슬금 피어올랐다.

아니엇다. 언뜻보면 하얀 기체처럼 보였지만 머리가 긴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속력을 내며 大자로 활짝 펼쳐진 붉은 색의 세빈의 몸과 같은 모양

으로 흡수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지지지직.]


세빈의 몸이 거부반응을 일으키며, 괴로워 했지만 상관없이 하얀 기체처럼 생긴 알

수 없는 것은 그대로 들어갔다.

[쿠콰콰콰쾅.]


그와 함께 엄청난 폭발음이 다시 한 번 지하실을 가득메웠다.

잠시 후, 연기가 그윽한 가운데 당당하게 서 있던 한 명의 실루엣이 희미하게 보였

다.

"흐하하하핫! 흐하하하핫!!"

미친 듯이 웃던 그 실루엣은 다름아닌 세빈이었다. 아니 약간의 목소리차이가 있긴

했지만. 괴기스러울 정도로 그의 눈은 붉게 빛났고, 그의 주위로 강한 돌풍이 불었

다.

"흐으… 이게 몇 년 만인가…. 2002년 이라니? 흠…. 벌써 1029년이라는 세월이 흘렀

단 말인가……. 파에톤. 그 자식은 도대체 무슨 속셈인거지…. 날 부활시킨 것에

는…"

[퍼벅]

"죽음만이 있을 뿐이다……."

걸어나오는 그의 뒤로 지하실 기둥이 맥없이 쓰러졌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승부예측 포인트 이벤트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