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함, 금기 그리고 여동생 - 5부

작성일 2023.10.31 조회수 322

  • 등록일
    가입코드 : 전용도메인
  • 등록일
    가입코드 : 전용도메인
  • 등록일
    가입코드 : 전용도메인
  • 등록일
    가입코드 : 토토의 민족

작성자 정보

  • 토토의민족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모호함, 금기 그리고 여동생 - 5부
#5

진정으로 타인이 되어 이야기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멜빌의 <백경>의 첫 페이지에서, 그는 "나를 이쉬마엘이라 불러다오."라는

구절로 소설을 시작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나는 누구인가? 저자인 멜빌인가,

소설속의 주인공인가, 아니면 이쉬마엘인가. 작가가 '이쉬마엘이라고 불러주길

원하는 나'를 표현하는 순간, 그 인격은 생성되는 것일까, 아니면 이미 작가와

독립적인 인격인 것일까.

난 다중인격증이라는 증상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 그런 증상은 어쩌면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조금씩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때때로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어보고 싶다는 것. 혹은 자신의 성격이 짜증나기 시작해서

다른 인격이 되어보는 것. - 그러한 욕구는 극히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

마치 내가 22살의 여자아이가 되곤 하는 것처럼 말이다.

 

모호함, 금기 그리고 여동생 - 5부

 


<비밀의화원> 그래서? 그냥 끝이야?

<티파니> 응... 그리고 오빠방으로 돌아갔지 모

<비밀의화원> 치. 시시하다 얘.

<티파니> 그럼 어떡해? 오빠한테 가지 말라고 하나?

<비밀의화원> 그냥 솔직하게 말하면 되지~ ^^

<티파니> ??

<비밀의화원> "오빠~ 나 오빠 가슴한번 만져보고 시퍼~"

<티파니> 언니이~!!

<비밀의화원> 암튼 잘됐네. 이젠 니가 시도할 차례야.

<티파니> 뭘?

<비밀의화원> 뭐긴. 이젠 네가 오빠방으로 찾아가야지.

<티파니> 그건 늘 하는걸.

<비밀의화원> 아니.... 이번엔 좀 다르게. ^^;

<티파니> ??

<비밀의화원> .....바로 '도발'하는 거야.


민지와 대화하고 있는 그 순간에, 나는 문득 내 속에 잠재해 있는

여성성을 발견하고는 놀란다. '비밀의화원'이라는, 자기 오빠를

좋아하는 22살의 여자아이가 되어 얘기할 때, 난 정말로 그녀가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민지에게 유혹하도록 충동질하는

민지의 오빠라는 사람은, 마치 내가 한번도 본적 없는 전혀 다른

남자로만 여겨진다. 내가 내 자신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역설적인 상황이었다.


" 오빠~ "

" 어, 들어와 "

하얀 나시에 하늘색 반바지. 흘러내린 긴 생머리.

" 모해? "

" ...어, 영화 다운받고 있어."

" 영화? 어떤 영화? "

" 뭐든지. 지금 받고 있는 건 히치콕 감독 거야."

" 와... 어디서 그런거 받는 거야? "


민지는 신기한 듯 다가와서 내 등뒤에 선다. 그리곤 내 어깨에

팔꿈치를 얹고는 화면을 어깨너머로 바라본다. 정확하게, 내가

시킨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 이거. 와레즈라고... 영화나 프로그램같은거 공짜로 다운 받는

사이트지. 하하 이런거 알면 안되는데..."

" 왜 안돼? "

" 다 불법이거든. "

" .....아.. "


더욱 궁금한듯, 민지는 내 어깨너머로 더욱 자세를 낮춘다. 내게

몸을 바짝 밀착하고 기대는 자세.


" 영화는 여기서 다운 받고, 프로그램은 여기, 그리고 게임은...."

" 와.... 정말 많네.. 오빤 이런거 어떻게 알았어? "

" 하하.. 이런거야 기본이지. 이런 사이트가 수백개나 있다구."

" 잉~ 난 몰랐는데. 오빠 다른것도 가르쳐 줘봐."


민지의 작은 가슴이 내 어깨에 닿는다. 그리고.... 극도로 미묘한

떨림이 내 어깨를 타고 전해진다. 민지의 젖가슴, 브레지어, 티셔츠,

그리고 나의 티셔츠, 그리고 나의 어깨..... 민지의 맨살이 세 장의

천을 통과해 나를 자극시킨다. 그리고 들릴듯 말듯한 숨소리의 떨림.


" 그럼.. 다른 와레즈로 가 볼까. "


즐겨찾기, 클릭.

순간, 익스프로러의 화면이 바뀌면서 성인광고로 도배된 몇개의 광고창이

뜬다. 나는 능숙한 솜씨로 광고창들을 없앤다.


" 모야... 저건? "

" 어. 성인사이트 광고들이야. 와레즈에는 자료뿐만 아니라 성인용

자료도 많기 때문에 저런 광고가 떠. "

" .....? "

" 뭐 오현경 비디오라든가 그런거 있잖아. 그런 것도 다 여기서 다운

받을 수 있거든."

"......어."


대강 몇군데 설명하고 있었지만, 나의 신경은 온통 나의 등, 나의 어깨에

닿아있는 소녀의 몸에 쏠리고 있었다. - 뜨겁다. 아무렇지도 않게 오빠의

어깨에 기대어 있는 소녀의 몸은 무척이나 뜨거웠다. 그리고 자신은 의식

하지 못하겠지만, 나의 머리위로 느껴지는 숨결 역시 미묘하게 떨리는

뜨거움이 있었다. 민지도, 나도 <모호함>속에 가두어져 있다. 인터넷을

가르쳐주고 있는 오빠. 그리고 그 어깨너머로 배우는 여동생. - 공인되고

자연스러운 관계속에서 우리는 이 모호한 상황이 주는 관능을 한껏 즐기고

있었던 것일까.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승부예측 포인트 이벤트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