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향 "사랑해요∼사랑해요∼죽는 날까지 노래로 세상 아름답게 할 것"

작성일 2024.06.20 조회수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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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55주년 콘서트 앞둔 CM송 대부…"지금은 제 음악 식생활 가운데 이제 점심"

"촛불심지 크면 활활 타 사그라들듯 인생도 마찬가지…욕심내기보다 나눠야"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가수 김도향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가수 김도향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가수 김도향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6.20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성공하는 CM송의 조건이요? 광고 시간 15초를 1초 같이 여겨야죠. 한 번에 빨리 기억돼야 하니까요. 방송하는 그 순간에 시청자가 '어?'하고 마음이 끌리도록 해야 합니다."

'CM송의 대부'로 불리는 가수 김도향은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친구를 만날 때도, 밥을 먹을 때도,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도 오로지 음악에만 매진하는 집중력이 비결"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가 무슨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했을 때, 죽는 순간까지 (노래로) 세상을 악하지 않고 아름답게 만드는 쪽으로 해야겠다고 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970년 포크듀오 투코리언스로 데뷔한 김도향은 그동안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벽오동' 등 여러 히트곡을 남겼다. 하지만 그는 스크류바, 월드콘, 카스타드 등 3천곡 이상을 만든 국내 'CM송의 대부'로 더욱 유명하다.

그의 대표곡을 모르는 이들도 '이상하게 생겼네 롯데 스크류바' 혹은 '모두가 좋아하는 롯데 월드콘' 하는 CM송 한 소절을 들려주면 '이 노래구나' 하며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다.

김도향은 "화곡동 집 한 채가 100만원일 때 CM송 의뢰 가격이 200만∼300만원 하다 보니 음악 작업을 할 때는 감히 다른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귀에 들리지 않을 정도로 집중해서 노래만 보고 있노라면 이미 완성돼 있더라"라고 설명했다.

그는 3천곡 이상의 CM송 가운데 자신의 '베스트 송'으로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LG' 하는 소절이 유명한 LG 그룹 광고를 꼽았다.

김도향은 "CM송이라는 게 즐거움도 주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물건을 많이 팔려고 만드는 게 아니냐"라며 "이 때문에 너무 자극적으로 들릴 때가 많았기에 약간 분위기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시 럭키와 금성이 마침 하나가 됐기에 회사를 잘 꾸려 나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사랑해요'라는 가사를 만들었는데, 굉장히 히트했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사실 이 음악은 즉흥적으로 만들었는데, (LG 관계자들이) '그것 참 좋다'고 하시며 바로 채택해줬다"고 덧붙였다.

김도향은 인터뷰 내내 음악으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래가 단순히 즐거움을 줄 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심성을 착하게 도와주는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게 나의 철학"이라고도 힘주어 말했다.

그는 "55년간 참 열심히 살았는데, 그때그때 삶의 순간에 비친 진실을 CM송을 할 때는 CM송으로, 명상음악을 할 때는 명상음악으로 발견했다"며 "매 순간 놀랍고 경이로운 경험이 음악을 통해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가수 김도향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가수 김도향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가수 김도향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6.20 [email protected]

또 "촛불 심지가 크면 '활활' 타버려서 1시간 만에 없어진다. 인생도 마찬가지"라며 "너무 욕심을 내면 불길이 화르르 올라서 빨리 사라질 수밖에 없다. 세상 사람들과 나누다 보면 오히려 더 길게 갈 수 있다.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LG' 하는 CM송 가사처럼 말이다"라고 짚었다.

김도향은 중학생 시절 집 옆 영화관에서 하루 세 편씩 꼬박꼬박 영화를 보는 '영화광'이었다. 영화감독을 하고 싶어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했지만, 생계를 위해 '밤무대'를 뛰면서 음악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데뷔 전에는 돈 벌기가 어려우니 아무 데나 가서 오디션을 보고 노래를 했다"며 "업장 5∼6곳을 겹치기 출연하며 다녔다. 그중 한 곳이 신촌의 카바레였는데, 노래하는 내 뒤에 이미자 선배님이 계시더라"라고 떠올렸다.

당시에도 이미 톱스타였던 이미자는 재즈에 심취해 애드리브를 구사하는 그를 향해 "노래를 너무 지저분하게 부른다. 노래를 원래 박자대로 불러라"며 따끔한 충고를 건넸다. 김도향이 이 일갈에 노래를 고쳐 불렀더니, 이미자는 KBS 음악 프로그램에 그를 소개해줬다. 이를 통해 김도향의 가수 인생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가수 김도향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가수 김도향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가수 김도향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6.20 [email protected]

김도향은 "군 복무 시절 알고 지낸 손창철이 내가 TV에 나오는 걸 보고 '나도 가수를 시켜달라'며 우리 집에 찾아왔다"며 "그래서 황진이의 시조에 2절도 붙여서 2명이 부를 '벽오동 심은 뜻은'을 만들어 TBC 무대에서 불렀는데 일약 스타가 됐다. 그게 투코리언즈였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2명이 모였다는 투코리언즈(Two Koreans)라니, 몇 초 만에 사람들의 이목을 잡아끄는 CM송처럼 직관적인 작명이다. 당시 미국의 유명한 TV 쇼 프로그램에서도 섭외가 와서 한국을 대표한다는 의미에서 이렇게 이름을 지었다고 했다. 하지만 출연료 관련 이견으로 미국 TV 출연은 불발됐다.

김도향은 "나는 데뷔 하자마자 스타가 돼 아직 스타가 되는 게 별것 아닌 걸로 생각하고 있다"며 "노래가 내 길인지, 하느님께 감사해야 하는 팔자인지 가끔 생각한다"고 말하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는 오는 29일 서울 삼익악기 엠팟홀에서 데뷔 55주년을 자축하는 기념 콘서트를 연다. 그는 대표곡 '벽오동'을 비롯해 '언덕에 올라', '서른 즈음에, '그대 그리고 나' 등의 인기 가요와 '마이 웨이'(My Way), '왓 어 원더풀 월드'(What a wonderful world) 등의 유명 팝송을 들려준다. 직접 만들어 히트한 광고 음악도 부를 예정이다.

김도향은 "노래는 욕심으로 하는 게 아니다. 편안하고 즐겁게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옛 팝송 무대로 과거의 서정이 떠오르게 하고 정서적인 편안함과 그리움을 안겨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제 목표요? 웃으면서 편안하게 잘 죽는 겁니다. 역사를 보면 건장한 선생님들은 숨을 놓는 순간까지 편안한 미소를 지으셨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제 음악의 식생활 중에 '점심'입니다. 똑바로 서서 다음을 향해 나아가는 기분으로 제 삶에 '점' 하나를 찍는 듯한 공연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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